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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나누고 싶은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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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simpl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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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발달장애아 인라인스케이트 자원봉사자 찾습니다.

발달장애아동의 교육과 치료, 복지를 위하여 일하고 있는 함께가는 사람들입니다.
저희는 신림동에 위치해 있으며, 인근 지역사회 내에 있는 발달장애아동을 위한 조기교육, 주말학교, 특기교육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5월 둘째주부터 시작하는 인라인반을 만들어 아동을 모집하였고, 여러가지 준비를 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함께 우리 아동들과 즐겁게 스케이트 타기를 도와줄 자원봉사자를 찾고 있습니다. 시간은 토요일 오후 3시에서 5시까지, 매주 하기가 힘드시면 한달에 한번도 가능합니다. 인란인스케이트가 없으셔도 가능하고, 타지 못해도 도움을 줄수 있을 것입니다. 연락을 기다립니다. 02-863-7808(특수교육센터), 011-271-2173(문연상)

http://www.bongsa.net 도움이 필요해요 게시판에서 옮겼습니다.
2002년 5월 25일 simplian과 하늘풍경은 방문을 할까 합니다.
같이 가고 싶은 분은 연락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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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온 편지

새벽 5시 20분 핸드폰 알람이 나를 깨웠다.
마음이 무거웠다. 과연 그들에게 난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장봉도에 가기로 한 날이다. 새벽 전철을 타고 인천으로 다시 버스를
타고 월미도로배를 타고 영종도로 다시 버스를 타고 삼목으로 또 다시 배를 타고 장봉도에 도착했다. 도착한 시간이 10시 20분을 넘어 버렸다.

장봉 혜림원 정신 지체자들의 재활원이다.
나의 선입견 들은 여지 없이 깨지고 말았다. 전에 갔던 맹인 재활원의 엄숙한 분위기 네모난 건물에 덩그런 운동장 하나 그들과의 대화는 관계자들이 꺼려했으며 난 종일 무거운 맘으로 소각장을 청소하고 나무들을 정리했던 기억이, 내가 정말 그들에게 도움이 되었을까 라는 생각으로 돌아오는 길 마저 무거웠던 기억이 났다.

많은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또한 원하는 사람은 언제든지 찾아 올 수 있도록 하는 개방적인 재활 정책으로 이곳의 사람들은 찾아 오는 사람들에 대해 환영해 주고 떠나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이별을 만들어 주는 사람들 이었다.

사회 생활에서 우린 서로에게 조심스레 마음을 열어 간다. 상대 방을 위한 배려이기도 하지만 때론 자신의 감정을 다치기 싫은 방어막으로서도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한다. 솔직하지 못 하지만 부딪침은 시간 낭비라는 생각으로 ...

내가 느낀 그들은 순수했다. 대화하고 싶은 상대에게 다가와서 말을 걸었고 쉽게 친해 질 수 있었다. 단지 내가 그들의 표현을 잘 이해 할 수 없었고 그들 역시 나의 표현을 잘 이해 하지 못함으로 대화가 겉돌 수 밖에 없었다는 안타까움

12살의 다니엘과 바닷가에서 게를 잡았다. 아니 사실 난 한 마리도 잡지 못하고 헛탕만 쳤다. 생각해 보니 그곳은 게가 깊숙이 들어 있는 곳이라 내가 잡기엔 무리가 아니었을까 싶다. 점심시간 업어주지 않으면 안 가겠다는 다니엘을 업어 주다 발바닥에 상처가 났다.

점심을 마친 설거지 감은 우리의 몫 식당 아주머니에게 꾸중 들어 가며 열심히 설거지를 했다.

오후엔 작은 사건이 하나 생겼다.
아저씨 : 몇시 배로 나갈꺼야?
나 : 4시 배로 나갈꺼에요
아저씨 : 오늘 ?
나 : 네 오늘 4시 배로
아저씨 : 그럼 내일 9시 배로 나가겠네?
나 : 그게 아니구요 오늘 4시 배로 가야되요
아저씨 : 왜?
나 : 4시가 마지막 배인데 내일 학원 가야 하거든요
아저씨 : 몇시 배로 나간다구?
나 : 오늘 4시 배로 나간다구요
아저씨 : 그럼 내일 9시 배로 나가겠네…
나 : ...

반복되는 대화 속에 아저씨와 난 바닷가에 다다랐고 우리처럼 재활원에 놀러 온 사람들이 재활원 사람들과 바닷가를 걷고있었다.

그 중 한 여자에게 내가 찜을 당한 것이다. 그녀는 내게로 와서 내 손을 꼭 잡았다. 우리세계(달리 표현할 적절한 말을 찾지 못한 대안이다)에선 거의 생기지 않는 일 이다. 혹 좋아하는 감정이 있다 하더라도 자존심으로 인해 또는 수줍음으로 제대로 표현하지 않고 지나가 버리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백사장을 지나 코스모스가 늘어선 길을 걸었다.
나에게 묻는다.
여 : 애인 있어요?
나 : 아니 없어요
여 : 인천에 애인 없어요?
나 : 전 서울에 사는데 애인 없어요
여 : 왜 없어요?
나 : 저두 잘 모르겠어요 없네요
여 : 애인 왜 안 데리고 왔어요?
나 : 저 애인 없는데요
여 : 인천에 애인 없어요?
나 : ...

그녀와 내가 손을 잡고 걸어가는 동안 다른 재활원 사람들은 놀려댔다. 호빵맨…호빵맨…호빵맨…그녀의 별명인가 보다.
그들이 가까이 와서 놀려 대면 내 손을 놓고 앞으로 혼자 뛰어간다. 그리곤 조금뒤 다시 돌아 와서 손을 꼬옥 잡는다. 그러면 또 뒤에서 호빵맨…호빵맨…호빵맨 또 다시 반복...

걸어 가는 동안 손에 땀이 베인다 그러면 그녀는 손에 땀을 깨끗이 닦고는 다시 잡는다.그녀가 늘씬한 미녀가 아닌 짜리몽땅한 키에 이쁘지 않았어도 잡은 손으로 전해지는 따뜻한 마음이, 배려하는 마음이 어색함보단 편안함을 주었다.
그들은 그랬다. 남을 배려 할 줄 알았다.

시간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그곳을 떠났다.
돌아 오는 길은 가벼웠다. 내가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는 이미 사라졌다. 난 하루를 즐겁게 그들과 어울렸으며 그들에게 배웠다. 앞으로 언제 다시 그곳을 찾게 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내게 어설펐던 의무감을 점점 지울수 있을 듯 하다.

지금 내 책상 위엔 아저씨가 준 도토리 하나와 호빵맨 그녀가 준 새끼소라 두개가 놓여있다.

보면 웃음이 나온다.

[ 2000.10.02 ] from simpl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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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Naiad님의 댓글

  • Naiad
  • 작성일
누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그런게 아니라.. 그저.. 서로.. 함께, 같은 시간을 보냈다는게 아름답군요...서로를 알고, 보담고... 함께 시간을 지내고... 그래서 그가.

Naiad님의 댓글

  • Naiad
  • 작성일
그리워.. 지고... 저도 같이 갑니다!!!

Naiad님의 댓글

  • Naiad
  • 작성일
참.. 담에 호빵맨이 또 물어오면.. "인천에 친구있어요~!"라 해주실거죠? ㅋㅋ (--)(__)(^^); 으.. 이 썰렁함~

simplian님의 댓글

  • simplian
  • 작성일
호빵맨 그녀가 날 기억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답하죠 ^^

자유로이담는우체통

알려드립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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