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마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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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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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미모는 머리카락에서 결판난다는..-_- 신념을 갖고 살던
20대초반의 그 시절...
머리에 온갖 관심과 정성을 들인건 당연한 것이였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후..제일 먼저 머리에 한짓은 바로 파마였습니다..
"dyam..너 파마하고 싶다 그랬지~? 우리 동네에 파마 정말 싸게
해주는 미용실 생겼어~"
단돈 만원에 파마를 해준다는 친구 미의 말에 귀가 솔깃해..부천에 있던
그 미용실을 찾아갔더랬습니다..
조그만 미용실엔 아줌마들이 북적거리고 있었고..그 아줌마들은
하나같이 머리에 수건을 덮어쓰고 있었습니다..
"이 집 머리 정말 잘한대~ 싸기도 싸고.."
"글쎄 말야~ 만원에 파마하는데가 어딨어~"
파마롤을 만 아줌마들의 미용실에 대한 칭찬에 다시금 귀가 솔깃한
저와 제친구 미...
당연히 머리를 미용사아줌마에게 내맡겼더랬습니다..-_-
처음해보는 파마에 두근거리는 가슴을 부여안고..^^; 미와 전
우리의 미래의 머리에 대해..-_- 희망찬 기대를 서로 얘기하고
있었더랬습니다..
"난 있지~ 비맞은 파마머리가 정말 섹시해보이더라~ 우훗~
파마한다음에 꼭 우산 안 쓰고 비 맞을거야~"
"너 앰블란스에 실려가고 싶냐..? -_- 난 파마하면 머리 위로
묶어서..볼옆으로 곱슬거리는 머리카락 한가닥 살짝 늘어뜨려서
연약해보이게 할거야~ 우후후훗~"
머리에 수건을 덮어쓰고 서로 낄낄거리며 얘기하고 있을때...
어느 아줌마가 파마롤을 풀더군요..
아프리카 원주민을 연상케하는 꼽슬꼽슬한 머리...꼽슬꼽슬하다못해
빠글빠글한 머리를 보고 멍해진 저와 제친구 미...0.0...0.0
"후..후..훗...저건..저 아줌마가 저렇게 해달라고 해서 저렇게
해준걸거야.." -_-
"그..럼~~ 우린 분명히 굵게 웨이브진 청순한 스타일로 해달라고
했잖아.." -_-
만족스럽게 거울을 쳐다보고 있는 아줌마..
"아유~ 정말 머리 잘됐네~ 안 풀리겠어~"
그럼....머리를 잘한다고 했던게...바로...저런 머.리.를. 말한것이
였단 말인가..?? -_-;;
조금 불안해지기 시작한 미와 전 서로 손을 꼬옥 잡고..-_- 머리를
푸는 다음 아줌마를 쳐다보았더랬습니다..
앞의 아줌마와 똑같은 머리모양...-_- 빡실빡실한 파마머리...-_-;;
그리고...다음 아줌마도...그다음 아줌마도..그다음 아줌마도..
똑같은 파마머리였습니다..-_-
잠시 아프리카의 한 부족에 와 있는 기분이 들었더랬습니다..-_-;;
"설마..우리 머리도..저런건 아니겠지..??" ~_~
"그럼..우린 분명히 굵게 웨이브진..청.순.한..머리스타일로
해달라고 했잖아.." -_-
그리고...시간이 흘러..미와 제 머리를 풀때가 되었더랬습니다..
미가 먼저 머리를 풀었습니다..
미는 눈을 꼬옥~ 감고 있더군요..
자신들에게 닥쳐올 운명이 얼마나 잔인할지..-_- 우린...예감하고
있었던것 같습니다..-_-;;
뽀글뽀글...빠글빠글..뽁실뽁실..빡실빡실...어느형용사로도 표현
할 수 없을만큼...아프리카원주민스러운 머리의 미...-_-;;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후후후우우후후흐흐으으윽~~"
미는..거울속의 자신의 모습을 보며 웃다가 울고 있었습니다..-_-
단두대에 머리를 디미는 심정으로..-_- 아줌마에게 머리를 디밀었
더랬습니다..
역시...아프리카쪽...머리였습니다..-_-
이만원을 내고 비틀거리며..미용실을 빠져나온 저와 미...
이세상에서 우리가 갈곤이라곤 아무데도 없는것 같았습니다..-_-;;
"미...한강으로 가자..우리둘이 함께라면 두렵지 않을거야.." @.@
"물이 차갑지 않을까..??" @.@
"우리둘의 체온으로 극복할 수 있어.." @.@
"한강이 어느쪽방향으로 가야되는거지?" @.@
아기공룡둘리에 나오는 마이콜머리를 한 미와 전 한동안 망연자실해..
거리를 방황했더랬습니다..-_-
머리를 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스트레이트요? 삼만원인데요~"
배보다 배꼽이 더 컸습니다..-_-
"미..너 지금 돈 있어?"
"아니..dyam..넌..?"
"그냥 한강으로 가자.." -_-
정신을 차리고 보니..지나가던 사람들이 똑같은 빠글머리를 한 미와
절 보고 웃고 있다는걸 알 수 있었습니다..-_-
"모자라도 사서 써야겠다.."
미와 전 마침 눈에 띄는 시장으로 들어갔더랬습니다..
"아줌마~ 고등어 물좋아~ 싸게 줄께~~"
아무생각없이 생선가게 아줌마를 지나쳤더랬습니다..
"일루 와봐~ 순대 좀 먹고가요~ 아줌마~"
별 생각없이 순대가게 아줌마를 지나쳤더랬습니다..-_-
"옷이 싸다,싸~ 단돈 5천원~ 아줌마들~~ 구경 좀 하고 가~"
옷가게 아저씨를 지나치는 순간...
"dyam..어째..사람들이 우리한테 말하는것같지 않냐?"
"그럴리가.." -_-
그러나..진실은...냉혹했습니다..-_-;;
"아줌마~ 배추 싱싱해~ 겉절이로는 그만이야~"
미와 제옷자락을 잡는 니어카를 끌던 채소파는 아저씨....-_-
".....한강으로 가자.." -_-
우리를 한강으로 가지 않게 막았던건...사후에 대한 상상으로
인해서였습니다..
"생각해봐..시체두구가 떠올랐는데..몸은 퉁퉁 붇구...머리는
둘다 빠글빠글하면.. 사람들이 웃지 않을까??"
"웃겠지??" -_-
어쨌든...그 파마머리로 집에 들어가니..엄마는 웃다못해 나중엔
흐느끼기까지 하더군요..-_-
둘째동생은 웃음이 안 참아진다며..나중엔 호흡곤란을 호소했고..-_-
셋째동생은 정신없이 웃어대다가 장롱에 머리를 박고..쓰러지기까지
했더랬습니다..-_-;;
당시 중학생이던 넷째는 수업시간에 제머리를 생각하다가 웃음이
안 참아져..계속 웃는바람에..-_- 선생님을 우습게 보냐며..-_-;;
여러차례 구타를 당하기까지 했답니다..-_-
얼마나 파마가 강하게 되어있는지.. 머리카락 한올한올이 볼펜안에
들어있는 스프링같았더랬습니다..-_-;;
스트레이트비가 아까워...혹시나 펴질까싶어 머리를 마구 빗어대고
드라이를 해댔으나...끄떡도 없더군요..-_-
어쨌든..전 한동안 파마공포증에 시달려야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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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jjang)님의 댓글
- 손님(j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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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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