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아침의 반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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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 30분 휴대폰 알람이 울린다.
습관적으로 휴대폰을 꼭 쥐며 알람을 본다. 10분만 더 게기자...
눈을 번쩍 뜬다 7시 38분 게기기로 한 시간 2분더 남았다
다시 눈을 감는다.
어머님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리다 또렷이 들려 온다.
희미한 눈으로 손에 쥐여있는 휴대폰 시간을 본다 7시 53분... 젠장!
눈이 감긴채로 화장실에 주저 앉는다. 샤워기에 물을 튼 채로 또 깜박 졸아 버린다.
다시 눈을 번쩍뜨며 머리를 감고 세수를하고 나와서는 밥을 먹는다.
한 숟갈 뜨며 시계를 바라본다. 다섯 숟갈 정도의 여유군...
네 숟갈째 수저를 놓고 이를 닦는다. 물을 틀어 손에 물을 묻히곤
젤을 두번 찍찍 누른다 적당히 비빈다음 두어번 머리에 묻힌다.
오늘 머리 모양 무지 않나오는군... 어차피 봐줄 여자도 없다.
다시 방으로 돌아와 옷을 갈아 입고는 13년째 바르고 있는 존슨즈베이비 화이트를 바른다.
주섬 주섬 가방과 휴대폰을 챙기고는 cine21을 줏어 든다.
문을 나서기전 신발에 먼지를 가볍게 털어 내며 오늘의 출가 멘트를 생각한다.
"다녀오겠습니다" 가 너무 형식적인듯 하여 달리 하기 시작한 것이 이젠
창작의 고통으로 찾아 든다.
" 엄니 댕겨 오께유~"
"어마 마마 소자 다녀 오겠나이다"
" 옴마 내 가따 오꾸마"
" 어머니 먼 여행을 다녀 올까 합니다"
대충 이런 식이다.
" 옴마 모자끼리 아침 인사 음따 " ..... 욕만 먹었다
언제나 새로움이란 어른들에겐 낮설지...
집을 나서며 THIS 한개피를 빼어 물고는 빠리미인크럽 라이터로 불을 붙이며 잠시 고민한다.
이 라이타가 어디서 낫지? 빠리에 간 기억은 없는데...
버스정류장 까지는 딱 한개피의 충분한 시간
담배가 타는 건지 시간이 타는 건지 시간이 타서 담배가 타는 건지 담배가 타서 시간이 타는건지
에이 모르겠다 버스나 타자.... 또 타는군... 그래 하루를 태우자 태워...곧 버스는 나를 태운다.
내가 버스를 타는 건지 태워 지는 건지 태워 주는 건지.... 아 그만 타고 싶다.
지하철2호선으로 갈아 탄다.
민감한 여자들의 찡그림과 함께 어설픈 이성적 남자들의 벌서기가 시작된다.
최대한 몸을 움직이지 말라!
손은 될 수 있는한 결백을 증명할 알리바이를 찾아라!
시선은 절대 볼록하거나 노출된 부위를 보아서는 안된다!
지하철의 어떠한 흔들림에도 절대 접촉하지 않는 기술을 익혀라!
Tip : 자신도 모르게 접촉되어 있을 시에는 자신의 신체가 아닌 것 처럼 보여라!
그렇게 어두운 지하에서 벗어나기만을 고대하며 새까만 창밖을 애처롭게 바라본다.
지하철에서 내리면 나의 정해진 출구 2번으로 향한다.
2번을 나서며 그날의 두번째 THIS한개피를 뽑아 문다. 이번에도 여전히 빠리미인크럽이다.
풀리지 않는 숙제가 하나 떠오른다. 미인촌과 비지니스클럽 그리고 과부촌 도대체 어떤 차이일까?
답을 찾지 못한채...담배는 시간과 함께 자신을 태우고 나를 빌딩 엘리베이터 앞에 세워 놓는다.
엘리베이터는 나를 6층까지 내려 놓고는 인사도 없이 가버린다. 버릇 없는 넘...
유리로된 출입문은 안이 훤히 보이지만 들어 서기 전까진 나와 다른 세계다.
유리문을 들어 서며 난 저녁까지 나를 태운다. 탄다.... 태워 진다...
7시 30분 휴대폰 알람이 울린다.
습관적으로 휴대폰을 꼭 쥐며 알람을 본다. 10분만 더 게기자...
눈을 번쩍 뜬다 7시 38분 게기기로 한 시간 2분더 남았다
다시 눈을 감는다.
어머님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리다 또렷이 들려 온다.
희미한 눈으로 손에 쥐여있는 휴대폰 시간을 본다 7시 53분...
어머니 저 오늘 회사 안가요!
"회사 안가는 날이냐"
가는 날이에요
"그런데 왜 안가? 어디 아프니?"
아뇨 아픈건 아니구 그냥 안갈려구요
"회사를 그렇게 다니면 안된다 얼른 일어나서 가라"
지금 생각 났는데요 아플 예정이에요.....
그래서 가는 날인데 안가는 날로 하려구요 " 엄니 나 꿈나라 댕겨 오께유~"
[ 2001.07.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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