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과 사, 운 좋은 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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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하늘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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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아니지만,
좀더 바다와 가까이 가고 싶어
조각조각 모서리진 바위를 타고 내려갔다.
섬과 섬을 이어주듯
끊어진 골 사이로 파도가 들어왔다 나갔다 꼬리를 쳤다.
그 사이를 건너
섬 위에 앉았다.
마른 자리는 파도가 넘어오지 않았음을 의미했고,
난 그 자리에 앉아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며,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람들에서 한켠 떨어진 곳에서
나는 내 '삶'의 위치에 대한 생각을 했다.
어느 만큼 와 있는지,
어떤 가치를 가져야 할지,
..
일순간
웅 하는 소리가 들렸다.
큰 파도가 넘어왔고,
나를 길게 덮쳐왔다.
한순간 두려움이 몰려왔다.
짧은 순간
솨악 하는 소리와 함께
후두둑 바닷물이 내 전신에 내리쳤다.
종이 한장 차이일 것이었다.
생과 사.
나를 쓸어갈 만큼의 큰 파도도 아니었지만,
그러했다면 난 흔적도 없었을 것이었다.
아무렇지 않게
툭툭 옷을 털고,
파도가 들어왔다 나갔다하는
두섬 사이를 건너 올라가
친구들을 만났다.
그저 웃으며, 그 한순간을 스쳐지나듯 이야기 했다.
나는 '운'이 좋았던 거 같다.
2004.5.31.忠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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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파란미소님의 댓글
- 파란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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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 익숙한 곳이다. 여기 울산이죠? 난 거기까지 내려가볼 엄두도 못냈는데.. 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