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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개를 피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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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왜 회사를 떠나셨는지 적어주셨군요.
그래도 모두 같은 생각인가봐요.
떠나려는 맘은 있지만 버티기도 하고,
다 접고 떠나서 쉬기도 하고,
딴 둥지로 떠나시거나  차리시는 분도 있고..
그죠?
저도 그 중의 하나니까요...

이 회사에서 웹기획을 시작했고 횟수로 3년이군요 벌써...
하여간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매년 구조조정을 목격했고,
현재까지 남아있습니다. 아니 버틴 것일 수도 있겠네요.

올해도 변함없이 구조조정 이야기가 떠돌고 있습니다.
저희 팀 역시 올해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게다가 팀장까지 그만둔 이 시점에서 팀의 존폐위기는 심각할 지경입니다.
근데 저에게 올해의 구조조정은 여느 해와 다르게 다가옵니다.
글쎄요.. 회사에 대한 나의 견해가 많이 달라져서 인게 아닐가 싶습니다.

첨부터 IT쪽에 문외한이지만 문어발식 사업확장, 즉 자본사업가인 사장님과
여러 온오프라인사업체를 가지신 사업본부장님,
수익, 오로지 수익에 연연하신 관리책임자님,
그리고 경력도 적고 나약한 각 팀장님...
이게 우리회사를 구성하는 임원진이었습니다.

그래도 각약각색의 사업본부를 구성하고 약 50여명의 직원을 거느린 보기좋은 회사에서
그나마 가지고 있는 것은 인정많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위로는 관료주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답답함과
아래에서는 경험부족이 최대의 문제였지만
그래서 무슨 일이든 추진력이 부족했지만
그래도 사람들사이의 사람냄새나는 회사였습니다.

저도 적지않은 나이와 경력부족 등의 핸디캡으로 감히 딴 회사에 옮길 수 없었겠죠.
그러나 그래도 있고 싶었던 이유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너무나 인간적인 사장님과 전무님, 팀장님들을 믿은 것이지요.

근데 해가 지나도 변하지 않는 구조조정,
인건비지급이 최대 투자라는 인식과
기회 유효기간이 2개월로 바뀌어 무참히 청산하려는 방향,
잃어버린 신뢰와 신의, 지쳐가는 사람들...
뭐 이런 과정들이 recycle... 사실 recycle은 좋은 단어죠.
여기에 감히 붙일 만한 단어가 아니네요.

결과물에 대해서는 저도 할 말 없습니다.
하지만 정말 열심히 했고 많이 배웠고 발전했습니다. 저는요..
그런데도 이런 회사가 절 너무 힘들게 하고
떠나고 싶게 합니다.

결국 구조조정은 저도 피해갈 수 없고
저는 남거나 혹은 사업본부장님 계열회사로 옮기거나 뭐 그렇게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네요.
다른 팀장은 그러시더군요.
뿌린만큼 거둔다고... 이런 말도 여기에 붙일 수 없는 말이네요.  참...

비전이 없이 가버리는 회사를 그냥 구조조정으로 쇄신하려는 윗분과
그걸 아무런 말없이 따르는 팀장님들과
또 지시를 그대로 따라 딴 둥지를 차리거나 쉬거나 떠나버린 동료들과
그리고 뒤집고 싶은 맘은 굴뚝같지만 이득없는 싸움에 말리고 싶지 않는 나...
모두 참 안타깝고 답답한 지경입니다.

저는 두가지 중에 고민이랍니다.
하나는 내 경력을 걸고 사업본부장님 계열회사로 들어가 날 평가하고 판단할 것인지
두번째는 다른 내실있는 둥지를 믿고 찾아가 나의 가치를 높일 것인지..
두 가지 다 저에겐 어렵고 쉽게 다가올 수 있는 기회가 아니며 정답이 없다는 것을 압니다.
그래도 또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니면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것인지...참...
인생 살다보니 알 수 없는 어렵고 오묘한 맛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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